본문 바로가기

새소식/Mac

Fantastical 2 for Mac 출시

지난 몇년 간 많은 맥 유저들이 'Fantastical'을 캘린더 보조 프로그램으로 활용해 왔습니다.

OS X에 내장된 캘린더 앱을 실행하지 않아도, 메뉴 막대 아이콘을 통해 다가오는 일정 확인과 새로운 할 일 추가를 매우 수월하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신 맥 운영체제부터 캘린더와 할 일이 별개의 앱으로 이원화되었는데, 캘린더와 할 일을 Fantastical 한 군데에서 편집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것도 Fantastical의 큰 장점 중의 하나였습니다.

그런 Fantastical이 이번에 버전 2로 업데이트되었습니다.

기존의 버전 1은 메뉴 막대 전용 프로그램 내지는 위젯에 가까운 형태였고, 어디까지나 OS X에 내장된 캘린더 앱을 보조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새 Fantastical은 캘린더 앱을 완벽히 대체할 수 있는 독립형 프로그램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버전 2가 나온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iOS 버전처럼 UI만 조금 손보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야말로 예상을 뛰어넘는 대대적인 업그레이드가 이뤄진 것입니다.

메뉴 막대 팝업 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별개의 창을 통해 캘린더를 통합 관리할 수 있게 되었고, 그와 함께 요세미티와 잘 어울리는 플랫한 새 옷을 입었으며, 알림센터 위젯과 핸드오프, 익스텐션이 등 최신 맥 운영체제에 대응하는 각종 기능이 새로 추가됐습니다. 덕분에 애플이 만든 캘린더보다 OS X과 더 끈끈하고 친밀하게 작동하는 듯한 인상마져 풍깁니다.

정식 리뷰는 아니고 달라진 부분 위주로 Fantastical 2의 이모저모를 훑어보고, 개인적으로 느낀 단점을 적어봤습니다.

Fantastical 2 둘러보기

우선 메인 윈도우는 iOS 버전을 그대로 키워 놓은듯한 심플한 구성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커진 화면 덕분에 더욱 많은 정보를 보여주며, 사이드바는 애플의 캘린더처럼 캘린더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당일과 다가오는 일정을 같이 보여주는 등 공간 낭비 없이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사이드바를 통해 할 일만 따로 관리할 수 있게 한 점도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

또 새 버전에서는 '나만의 캘린더 세트(My Calendar Set)'라고 해서 여러 캘린더를 그룹으로 묶어 상황에 따라서 원하는 세트만 표시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에 출근하면 업무와 관련된 캘린더만 띄우고, 집에 돌아오면 가족 대소사와 관련된 캘린더만 띄울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저런 이벤트와 일정으로 캘린더가 지저분해지고 가독성이 떨어지는 문제에 대해 개발자가 머리를 잘 쓴 것 같습니다. ▼

Fantastical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자연어' 입력도 기능성이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이벤트나 할 일을 추가할 때 제목과 날짜, 장소 정도만 입력할 수 있었는데, 새 버전에서는 'Alarm' 혹은 'Alert' 명령어를 사용해 알람까지 추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예를 들어, 이벤트를 입력할 때 'Alert 1d'를 같이 적어 넣으면 일정이 시작하기 하루 전에 알람을 띄워주고, 'Alert 30min'을 같이 적어넣으면 일정이 시작하기 30분 전에 알람을 띄워줍니다. Fantastical에 일정을 입력할 때 어떤 명령어를 사용할 수 있는지는 튜토리얼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링크)

눈요기에 불과하지만 이벤트를 입력할 때 가미되는 애니메이션 효과도 상당히 볼만 합니다.

보기 모드를 전환하거나 달력을 스크롤할 때의 화면 처리도 물 흐르듯 흘러간다고 할까요. 애플 캘린더나 경쟁 프로그램인 BusyCal에 비해 훨씬 매끄럽고 반응성이 좋습니다. (단 이것과 관련해 단점이 있는데, 뒷부분에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

달력을 넘길 때마다 사이드바에 그달에 있을 이벤트와 할 일을 보여주며, 특정 항목을 클릭하면 보다 풍부한 정보를 띄워줍니다. ▼

Fantastical의 심볼과도 같은 메뉴 막대 인터페이스는 생김새만 달라졌을 뿐 이전 버전과 기능이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메뉴 막대에 항상 붙여놓고 쓸 필요 없이, 개별 윈도우로 분리해 일종의 미니 캘린더 앱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 점입니다. 또 메뉴 막대에 붙어있을 때도 테두리를 드래그해 팝업 창의 크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

도입부에 언급했듯이 새 Fantastical은 메뉴 막대뿐만 아니라 알림센터를 통해서 다가오는 일정을 확인하고 할 일을 체크할 수 있게 됐습니다. ▼

아쉬운 부분

1. Fantastical 2에서 팝업 창을 사용하려면 반드시 메인 프로그램이 실행된 상태여야 합니다. 따라서 이전 버전처럼 습관적으로 메인 프로그램(캘린더)을 닫았다가는 팝업 창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상황에 자주 맞닥드리게 됩니다. 참고로 경쟁 프로그램인 BusyCal은 메인 프로그램 실행 여부와는 상관 없이 메뉴 막대 보조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2. 일∙주∙월∙연도 보기 모드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모드는 아마 월별 보기일 것입니다. 그 달 그 달의 일정을 한눈에 조감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Fantastical 2의 월별 보기는 애플 캘린더에 비해 월과 월 사이의 구분이 매우 모호하게 구현되어 있습니다. 애플 캘린더는 달력의 시작 부분에 커다랗게 몇 월인지 표시해 주는데 반해, Fantastical은 그런 표식이 없어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x월달인가 라는 질문이 절로 나옵니다. 특히 무한히 스크롤 되는 달력과 맞물려 이런 단점이 더 크게 부각됩니다. ▼

3. 전작에 이어 버전 2도 자연어 엔진이 '우리말'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Fantastical이 5년 전에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자연어 입력은 iCal이나 BusyCal과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이 기능 하나 때문에 Fantastical을 사용한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다른 두 앱도 자연어 입력이 가능해졌고, 심지어 우리말도 완벽하게 지원합니다. 하지만 Fantastical 2의 자연어 입력 엔진은 영어와 독어, 일어 등 6종류의 언어만 지원할 뿐 한국어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

맺으며

전반적으로 디자인도 새 버전에서 훨씬 미려해졌고, 기능도 넘칠 만큼 다양해 졌습니다. 그야말로 환골탈태 수준으로 모든 부분이 업그레이드되었고, 앱 본연의 가치도 매우 좋아졌습니다. 새 버전을 지금 바로 써보고 싶은 분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트라이얼 버전을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더불어 런칭을 기념해 자체 스토어와 맥 앱스토어에서 20% 할인된 가격(49.99 ▸  39.99달러)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결국 구매할 분이라면 당장 새 버전을 장만하고 뒤도 안 돌아보는 게 어쩌면 스트레스를 덜 받는 길일지도 모릅니다. 어차피 살 분들은 다 사게 마련이니까요.

다만...

한국인으로서 앱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자연어 엔진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 단점으로 지적할 만합니다. 제작사의 인지도나 규모, 기술력을 생각하면 한국어 지원도 충분히 고려해 볼 만 했을 텐데 말이죠. 같은 돈을 내고 누구는 앱의 모든 혜택을 누리고, 누구는 그러지 못하고 충분히 아쉽게도 느낄 만한 부분입니다.

또한 구 버전 사용자를 위한 유상 업그레이드 정책이 전무합니다. 심지어 새 버전이 나오면서 기존 버전은 맥 앱스토어에서 내려갔습니다. 맥 앱스토어 구매 내역이나 제작사 사이트에서 구 버전을 내려받을 수 있지만, 이전 버전에 대한 후속 업데이트는 더는 바랄 수 없게 된 셈입니다. 사용자들이 원한 건 출퇴근을 조금 더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안락한 승용차였는데, 제작사는 "이제 그 모델은 부품 생산을 안 하니 새로 출시한 스포츠카로 업그레이드하세요!" 이런 상황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조금 더 지켜봐야 겠지만, 이러한 앱의 '외적인' 부분 때문에 지금 당장으로서는 구매가 머뭇거려 집니다. 전례에 따라 새 버전도 앞으로 번들 패키지 프로모션이나 할인 행사가 자주 있을 것 같으니, 급하지 않은 분은 그때 가서 구매를 다시 한번 더 저울질 해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참조
Flexbits - Fantastical 2 for Mac 공식 웹사이트

관련글
• Fantastical 2 for Mac... 3월 25일 출시
• OS X 메뉴 막대에 캘린더 아이콘을 추가할 수 있는 유무료 맥용 프로그램 6종
• OS X 메뉴 막대에 깔끔한 달력을 달아 드립니다 'Itsycal'
[추천 무료앱] 맥용 음력 생일 입력기 'Lunar'... 맥 앱스토어 통해 배포 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