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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식/iOS

[오피니언] iOS 10, 아이튠즈에서 대여 및 구매한 영화에 대한 스크린샷 차단에 관하여

macOS용 아이튠즈의 스크린샷 촬영 정책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 아이튠즈 스토어를 통해 애플로부터 대여 또는 구매한 영상을 ‘맥’에서 스크린 캡쳐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튠즈에서 대여 및 구매한 영상을 재생하면 디스플레이 상에서는 영상이 정상적으로 나옵니다. ▼

* Batman: The Animated Series Season 03 Episode 025

하지만 전체 스크린샷(Command+Shift+3) 또는 부분 스크린샷(Command+Shift+4)을 찍으면 영상이 빈 공간으로 캡처됩니다. ▼

*macOS Sierra 10.12.1에서 iTunes를 캡처한 사진

이 현상의 이유는 디지털 콘텐츠의 불법 복제와 유포를 차단하는 'DRM(Digital Rights Management)', 우리말로 ‘디지털 권리 관리’라는 기술 때문입니다.

iOS로 확대된 스크린샷 촬영 정책

그런데 이제 macOS의 뒤를 이어 iOS 10에서도 ‘아이튠즈에서 대여 및 구매한 영상 콘텐츠’ 스크린 캡쳐가 불가능해졌습니다.

2016년 9월에 iOS 10이 출시되기 전, iOS 9의 최신버전은 9.3.5 였습니다. 2016년 8월까지 저는 제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대여 및 구매한 영화를 감상한 후, 스토리보드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영화 각각의 장면을 스크린샷으로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

* iTunes에서 대여한 영화 <As Good As It Gets>를 8월 9일 아이폰에서 캡처한 사진


*  iTunes에서 대여한 영화 <Anger Management>를 8월 16일 아이폰에서 캡처한 사진

약 한 달 뒤인 2016년 9월 14일 애플이 iOS 10.0.1 버전을 배포했고, 그 다음주인 9월 24일에는 iOS 10.0.2 버전이 배포되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iOS 10에 강화된 DRM이 추가된 걸 알게 된 날은 2016년 10월 17일이었습니다. 불과 두 달 전까지는 스크린샷을 찍을 수 있었던 영화들이었는데, 이 날 <Anger Management>를 다시 보면서 잭 니콜슨이 나온 장면들을 스크린샷으로 찍으니 사진이 이렇게 나왔습니다. ▼

* iTunes에서 대여한 영화 <Anger Management>를 10월 17일 이후 아이폰에서 캡처한 사진


* iTunes에서 대여한 영화 <Anger Management>를 10월 17일 이후 아이폰에서 캡처한 사진

보시는 것처럼 스크린 샷으로 찍은 영화의 모든 장면이 검은 바탕색으로 나왔습니다.

자막 파일은 촬영되어 사진에서 나오나 영상파일은 전혀 촬영되지 않았습니다. 정말로 iOS 10에서만 스크린샷이 차단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iOS 9.3.5가 깔린 iPad 3세대로 시험해보니 iOS 9에서는 영화의 스크린 캡쳐가 가능했습니다. ▼

* 이 아가씨가 <Suicide Squad>에서 할리 퀸입니다

이렇듯 애플이 새로운 운영체제 자체에서 iTunes 영상에 대한 스크린샷 촬영을 차단해버렸고, DRM을 우회하거나 뚫을 만한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스크린샷을 촬영할 수 있는 ‘작은 꼼수’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홈 버튼을 두 번 눌러서 'App 전환하기' 화면을 띄운 후 스크린샷을 찍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비디오앱이 전체화면일 때는 역시나 검은 화면으로 나오지만 ▼

* You must learn to control it.

홈 버튼을 두 번 눌러 'App 전환하기'를 실행하면 스크린샷이 찍힙니다. 아래는 가로 모드일 때인데, 세로 모드에서도 잘 작동합니다. ▼

* 붉은 어둠의 빛이 눈에 깃드는 어린 엘사


* 네티즌이 <Frozen>의 한 장면을 촬영한 뒤 가공한 사진. '진짜입니다. ( ͡° ͜ʖ ͡°)''

오피니언

애플이나 관련 언론사가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발표한 자료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구글 및 국내 포털에 검색해보니, 이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곳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일부 유저들이 애플 커뮤니티에 남긴 게시물만 드물게 보일 뿐 애플 웹사이트나 언론사에서는 관련 내용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백투더맥에 글을 기고한 것도 그런 연유 때문입니다.

영상 콘텐츠의 불법 복제와 유포로 콘텐츠사가 수익적인 면에서 피해를 입는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영상 콘텐츠를 통째로 복사해서 불법유통시키는 건 아닐뿐더러, 정식으로 구매한 영상을 오직 시청하는 것에만 목적을 두지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비영리적 목적에서 개인의 프로젝트 참고자료로 부분적인 장면을 편집 및 제작하거나, 이를 토대로 2차 창작을 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건만, (불법행위나 스포일러가 목적이 아닌) 개인의 기기에서 개인이 구매한 영상의 스크린샷 촬영조차 막은 것은 일반인에게 과한 처사로 여겨집니다.

필자: 박준형 (Facebook)

다국적 예술가들과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현역 디자이너. 독서하고, 글 쓰고, 그림 그리고, 뭔가를 뚝딱뚝딱 만드는 게 일과인 쿨한 젊은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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