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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팁

OS X 10.9 매버릭스(Mavericks)의 등장으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된 10가지 서드파티 앱

새로운 애플 운영체제가 등장할 때마다 기존에 서드파티 앱으로만 구현할 수 있었던 기능을 차용하면서 해당 앱의 종말을 선언할 때가 있습니다. 또는 앱의 필요성이 아주 없어지지 않더라도 그 입지가 상당히 좁아지는 상황에 부닥치게 됩니다.

이번에 새로 등장한 OS X 10.9 매버릭스도 어김없이 사용자들이 오랫동안 갈망해 오던 편의기능을 대거 추가하며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채로운 전원 절약 기능이 도입되면서 배터리 사용 시간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동안 비교적 고급 사용자의 전유물 성격이 강하던 태그 기능과 다중 모니터 기능이 추가되거나 기능성이 대폭 강화됐습니다. 또 기능이 새로 추가된 것에 그치지 않고 사용 방법도 (애플의 it just works 스타일대로) 쉽고 간단합니다.

이번에는 매버릭스에 새로 도입된 기능 때문에 종말을 맞게된 앱들, 또 완전히 대체되진 않겠지만 그 입지가 크게 위축될 앱을 한자리에 모아봤습니다.

디스플레이 미러링뿐만 아니라 '확장'도 가능한 AirPlay

애플 TV를 쓰시는 분들은 이제 매버릭스의 에어플레이(AirPlay) 기능을 이용해 HDTV를 일종의 보조 모니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미러링 기능은 키노트나 영화, 드라마 같은 동영상을 좀 더 넓은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작업영역'이 확장되지 않고 단순히 복제되기 때문에 다른 작업을 하면서 동영상을 관람하는 것이 불편하고, 사용자가 맥에서 작업하고 있는 내용이 관중에게 여과 없이 전달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에어플레이를 통해 디스플레이를 복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확장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같은 기능을 구현하는 AirParrot(10불)과 애플 TV에 영상 신호를 전송해 주는 Beamer(15불) 앱이 큰 타격을 받게 됐습니다. 에어플레이 관련 앱은 다른 기능을 하는 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편인데, 마운틴 라이언 사용자는 운영체제를 매버릭스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만으로 이런 앱을 구매하는 데 나가는 돈을 굳힐 수 있습니다.

다만, 비교적 최신 사양의 맥만 에어플레이 미러링/확장을 지원하기 때문에 두 앱의 명맥은 당분간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모든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메뉴 막대

WWDC 2013 키노트에서 매버릭스가 소개될 때 관중으로부터 큰 환호를 받은 기능 중의 하나는 '이전보다 훨씬 강력해진 멀티모니터 환경'이었습니다. 각각의 모니터가 독립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모니터 각각 데스크톱/풀스크린 앱을 띄워놓고 쓸 수 있게 됐습니다. (다만, 창 하나를 복수의 모니터에 펼칠 수 없다는 제한사항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모니터를 독립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 외에도 몇 가지 편의기능이 더 추가됐는데, 이제 맥에 연결된 모든 모니터에 '메뉴 막대(Menu Bar)'를 띄우게 됨으로써 같은 기능을 하는 SecondBar(무료)나 MultiMon(10불)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이번 글에서 소개해 드리는 여타 다른 앱과 달리 운영체제 기본 기능이 이 두 앱을 거의 완벽하게 대체하면서 그 존재 이유가 완벽히 사라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마우스 커서 주변에 일종의 '메뉴 막대 축소창'을 띄울 수 있는 MenuPop(5불) 앱과 MenuMate(5불) 앱, MenuEverywhere(15불)도 앞으로 그 필요성이 급감할 것으로 보입니다.

탭 기능이 녹아든 Finder

파인더에 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상당히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지만, 애플은 이런 사용자의 요구에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꽤 많은 숫자의 맥 사용자가 TotalFinder(18불), XtraFinder(무료) 같은 파인더 플러그인 형태의 프로그램에서부터 ForkLift(30불)나 PathFinder(40불)같은 파인더 대체 프로그램으로 탭에 대한 갈증을 해결해 왔습니다.

매버릭스 파인더에 탭 기능이 도입된다고 이런 앱의 효용 가치가 앞으로 아주 없어지는 것일까? 하면 꼭 그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사실 앞서 나열한 앱들에게 있어 탭 기능은 너무나 기본적인 기능이고, 그 외에도 '듀얼모드'나 '작업대기(queue)'같은 편의기능을 대폭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탭 기능 때문에 이런 앱을 사용하는 사용자도 적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면 예전만 한 인기를 구가하는 것은 힘들어 보이며, 앞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주 한정적인 사용자만 이런 앱을 찾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시스템 광역 태그 기능

애플은 OS X에서 꼬리표(Label) 기능을 송두리째 도려내고 그 자리에 태그 기능을 냅다 심었습니다. 예전보다 파일을 훨씬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죠.

파일이나 폴더를 '태그 체계'로 관리하는 것의 유용함을 잘 알고 있던 사용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오픈메타(Openmeta)'를 이용하고 계실 겁니다. 파일, 폴더를 태그별로 관리하기는 하는데 오픈메타를 들어본 적이 없으시다구요? 오픈메타는 제작사가 앱에 구현해 넣는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오픈메타를 모르더라도 이를 채용한 서드파티 앱(아래 목록 참조)을 통해 간접적으로 활용하고 계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

오픈메타를 통해 태그 기능을 제공하던 제작사도 앞으로 골치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습니다. 기존 운영체제와 호환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태그 체계를 추가해 넣어야 할테니 말이죠. 물론 오픈메타(나 이를 채용한 앱을 통해) 파일을 분류하신 분들도 걱정이 태산일텐데, 일부 개발자를 중심으로 기존에 오픈메타 데이터를 OS X 매버릭스 기본 태그 데이터로 변환하는 스크립트를 개발하고 있다고 하니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훨씬 강력해진 기본 알림(Notification) 체계

거의 모든 맥 관련 매체들이 일제히 추천해 마지않던 Growl(1.99불)… 그런 Grwol이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더는 맥 사용자에게 Growl 구매를 추천하지 않습니다.) 특히 매버릭스는 마운틴 라이언보다 알림 기능이 더욱 강력해 지면서 Growl의 몰락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간 OS X의 광역 알림 기능을 도맡아왔던 유일무이한 앱이 이렇게 짧은 기간 입지를 잃게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아무리 유명한 서드파티 앱이라도 OS X의 기본 기능에는 이겨낼 재간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


* Grwol에 테마 기능이 있으면 뭘 합니까... 새로 나오는 앱이 Growl을 지원하지 않는데 ㅠ.ㅠ

iCloud Keychain

WWDC 2013 키노트에서 아이클라우드 키체인이 소개될 때 많은 맥 사용자가 이제 1Password(50불)의 시대는 저물었다고 생각하셨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전부터 제공되던 사파리 암호 저장 기능을 여러 기기에 동기화시키는 비교적 원시적인 수준이었습니다. 또 크롬이나 파이어폭스와는 데이터가 연동되지 않는다는 한계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1Password 제작사가 완전히 가슴을 쓸어내리기엔 이른 것 같습니다. 매년 기능이 보강되는 여타 다른 iCloud 관련 기능과 마찬가지로 아이클라우드 키체인 역시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상당히 크기 때문입니다. 또 맥에 새로 입문한 분들, 크롬이나 파이어폭스보다 사파리를 고집하는 분들은 기기별로 소프트웨어를 구매해야 하는, 또 모바일 기기에서 비밀번호 입력이 불편한 1Password 대신 아이클라우드 키체인에 완전히 정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1Password 제작사가 앞으로 사용자의 눈길을 끌만한 기능, 혁신적인 기능을 선보이지 못하면 (사실상 제작사의 돈줄이라고 할 수 있는) 신규유저 유입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합니다. 직원수가 수백명에 이르는 1Password 앱의 현재 위상을 볼 때 매달 앱 100개를 팔던 중소 회사가 50개만 판매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타격임이 틀림없습니다.

사파리의 전원 절약 기능

매버릭스와 함께 발표된 사파리 7은 여러 방면에서 개선이 이뤄졌습니다. 사이드바에 공유 링크 기능이 추가된 것 외에 외관상 달라진 부분을 찾기 힘들지만, 이전보다 웹 페이지 로딩 속도가 크게 향상되고, 배터리 낭비를 막아주는 절전 기능이 도입되는 등 내실 있는 변화를 이끌어 냈습니다. 특히 '애플 vs 어도비'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제 플래시 플러그인을 사파리가 '능동적으로' 차단하는 부분이 이채롭습니다.

위는 사파리 7의 전원 절약 기능과 ClickToFlash(무료)로 플래시를 차단한 모습인데, 사파리 7은 웹 페이지 속의 플래시가 CPU를 많이 점유할 때만, 즉 '필요할 때만 지능적으로' 차단하는 반면, ClickToFlash는 별도로 예외설정을 해주지 않는 이상 플래시를 무조건 차단한다는 것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또, 사파리 7은 플래시를 차단하더라도 일단 첫 프레임은 표시하기 때문에 듬성듬성 이빨 빠진 것 같은 웹 페이지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즉 '유도리' 있게 적당하게 플래시를 표시한다는 점에서 플래시를 아예 설치하지 않는 것이나 ClickToFlash를 이용하는 것보다 많은 인기를 끌 것 같습니다.

쓰지 않는 앱을 잠시 멈춰 배터리를 절약하는 App Nap 기능

매버릭스의 여러 기능 중 단연 돋보이는 기능을 꼽으라면 '앱잠재우기(App Nap)' 기능을 들 수 있습니다. '배경에서 유용하지 않는 작업을 하는 앱'이 CPU를 점유하지 못하도록 쓰로틀(Throttle)을 가하는 기능입니다. 즉,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전원을 절약하는 동시에 사용자가 현재 '활발히' 사용하는 앱에 CPU 자원을 몰아줘 체감 성능을 향상시키는 (이론상으로나 실제로나) 정말 환타스틱한 기능입니다.

그런데 '앱잠재우기'와 거의 유사한 기능을 하는 앱이 이미 몇 년 전 출시된 바 있습니다. App Tamer(15불, 위 이미지)라고 불리는 앱으로 사용자가 작업하고 있는 앱을 제외한 다른 앱을 '일시정시' 상태로 만들어 앱잠재우기(App Nap)와 같은 효과를 (훨씬 앞서) 이끌어냈던 앱입니다. 구현 방식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한쪽은 OS X의 정식 기능으로써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 다른 한쪽은 15불을 주고 구매해야 한다는 점에서 App Tamer의 운명이 이제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어 보입니다.

마치며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더라도, 또 비싼 비용을 지불하지 않더라도 고급 기능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건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 매우 반가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미 위에 열거한 앱을 구매한 분들이나 제작사에 있어 이번 매버릭스의 등장은 말 그대로 청천벽력같은 소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항상 그래왔듯 앱 제작사가 마냥 손 놓고 있는 앱은 맥 사용자의 기억에서 잊혀지며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고, 반대로 멋진 아이디어, 유용한 기능을 꾸준히 추가되는 앱은 'OS X에서 기본 제공되는 기능과 겹치더라도' 구매 가치를 가진 앱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또한, 매버릭스에 새로 선보인 기능을 기반으로 하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앱을 개발하는 것도 제작사가 해볼 수 있는 좋은 도전꺼리임이 틀림없습니다.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하니까요.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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