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적시에 차세대 프로세서를 공급하지 못하면서 애플이 맥북 라인업을 제대로 업데이트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얼마 전에 나온 2014 신형 레티나 맥북프로는 ‘신형’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수준이었습니다. 맥북을 더 얇고 오래가게 만들고 싶어도 수중에 마땅한 프로세서가 없으니 조니 아이브 이마의 골이 깊어질만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 인텔이 브로드웰 기반의 ’코어 M’프로세서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이 프로세서의 정확한 코드명은 ‘브로드웰-Y(Brodwell-Y)’로 일반 데스크톱이 아닌 맥북에어 같은 초경량 노트북이나 태블릿 PC 등 저전력 디바이스군에 탑재되던 하스웰-Y의 후속으로 나오는 프로세서입니다. 쉽게 말해, 고성능 지향의 맥북프로보다는 휴대성 지향의 맥북에어에 더 적합한 프로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텔은 '코어 M' 프로세서가 기존의 하스웰 성능을 뛰어넘으면서도, 발열량을 줄이는 데 주력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세계 최초로 14나노 공정과 2세대 트라이게이트(Tri-gate) 기술을 적용했는데, 결과적으로 소비전력과 대기전력, 누설전류가 동시에 줄어들면서 배터리 사용 시간이 종전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소비전력 감소로 인해 발열도 자연스레 줄어들면서 두께가 9mm이하인 팬리스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구현할 수 있는 길이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텔의 선임 연구원인 스테판 조던은 브로드웰은 인텔의 Tick-Tock 모델에서 Tick(공정변경으로 인한 소비전력 감소 제품)에 해당하는 프로세서이지만, 새로운 공정을 적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아키텍처 개선을 통해 하스웰 대비 5% 이상의 성능 향상이 이뤄지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2010년에 나온 1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비교하면 2배 이상의 성능을 보여줍니다. 더불어 내장그래픽은 20% 이상 향상된 성능을 보여주며, 기본적으로 4K급 UHD 해상도 출력을 지원해 외부 그래픽 없이도 초고해상도 모니터 또는 TV에 연결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애플이 차세대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한 12인치 레티나 맥북에어를 준비하고 있다는 루머가 무성했습니다. 차세대 맥북에어가 9mm이하의 두께로 나올 것이다, 초저전력 프로세서를 탑재해 팬리스 디자인으로 나올 것이다, 레티나 맥북프로처럼 초고해상도를 지원할 것이다 등이 여러 가지 추측이 나왔는데, 인텔이 내놓을 프로세서가 이 요건을 딱 충족시키고 있는 것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조니 아이브가 애플 디자인 실에서 브로드웰 시제품을 만지작거리며 씨익 웃고 있는 모습이 그려지는 듯합니다.
다만, 루머가 맞다하더라도 실제 제품을 구경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코어 M 프로세서를 4분기부터 PC 제조사에 공급할 예정이지만 실제 제품은 연말에서 2015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텔이 지금까지처럼 애플에 우선적으로 프로세서를 공급한다고 해도 올 크리스마스나 내년 1분기에야 신제품을 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옵니다.
그 외 코어 M 프로세서 및 14나노 공정을 적용한 데스크톱용 프로세서 등에 관한 더욱 자세한 내용은 다음 달 개최되는 인텔 개발자 포럼에서 공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앞으로 애플이 브로드웰 칩을 가지고 어떤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선보일지 기대됩니다.
참조
• Intel Discloses Newest Microarchitecture and 14 Nanometer Manufacturing Process Technical Details
• AppleInsider - Intel's 'Core M' announcement suggests Broadwell-based MacBook Pros won't arrive until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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