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고 미려한 디자인에 반해 노트북 컴퓨터를 덜컥 구매했는데, 집에 와서 박스를 열어보니 벽돌만 한 크기의 전원 어댑터가 나왔다는 웃픈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지난 몇 년간 제조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노트북 컴퓨터를 작게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전원 어댑터의 크기나 디자인에 신경 쓰는 회사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애플의 경우 맥북의 출력에 따라 여러 크기의 맥세이프를 생산하고 있는데 타 업체의 전원 어댑터보다 훨씬 멋스러운 생김새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크기도 사뭇 작은 편입니다. 하지만 맥북의 날렵한 디자인과 대조되면서 어느 순간 벽돌처럼 느껴지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이런 점을 간파한 FINsix라는 스타트업 기업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노트북 전원 어댑터를 내놓는다고 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크기가 일반적인 전원 어댑터의 1/4밖에 되지 않으며, 무게도 6배나 더 가벼운 45g에 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웬만한 스마트폰 충전기와 비슷하거나 약간 더 큰 수준입니다.
비슷한 출력의 맥세이프와 비교해 크기가 정말 작아 보이죠? 이 정도면 개선, 발전을 넘어 혁신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제작사가 밝힌 소형화의 비밀은 MIT가 개발한 HFT(very high frequency) 전력 변환 기술이라고 합니다. "새로운 전력 변환 기술을 적용해 오늘날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시스템보다 전력 순환 속도가 1,000배나 더 빠르다. 더 빠른 전력 순환 속도는 전원 어댑터 내 저장할 전기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어댑터 소형화로 이어진다." 아울러 안정적인 작동을 위해 과전압 방지, 합선 방지, 과열 방지 메커니즘도 구현되어 있으며, 국제적인 전원 공급장치 규정도 준수한다고 합니다. 노트북 충전기라면 갖춰야 할 조건은 다 갖추고 있는 셈입니다.
크기는 작지만 출력은 빵빵합니다. 정격 출력이 65W나 되기 때문에 맥북에어 11"/13" 모델과 맥북프로 레티나 13" 모델을 커버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전원 어댑터 본체와 함께 여러 모양의 커넥터를 포함할 예정이라고 해 다양한 제조사가 만든 노트북과의 호환성을 열어놨습니다. 게다가 2개의 USB 단자가 어댑터 본체에 달려 최대 출력 한도 내에서 노트북과 모바일 기기 2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습니다. 즉, 맥세이프에 플러그버그(Plugbug)가 꼽혀있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어댑터 플러그는 미국•일본•캐나다 등에서 쓰이는 11자 모양이지만, 프리볼트로 작동하기 때문에 적당한 '돼지코' 어댑터를 끼워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하며, 색상도 다양하게 출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나쯤 질러보고 싶은 충동이 들지만 지금 바로 구매할 수는 없고, 3월부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선주문을 받기 시작해 올 여름께 출하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제품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데 약 90불 선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FINsix 전원 어댑터와 관련해 보다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술의 신뢰성과 호환성이 확실히 입증되고 다양한 플러그 형태만 지원하면 상당한 파괴력을 보여 줄 아이템이 될 것 같습니다. 맥북 맥세이프도 컨넥터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디자인 갱신이 필요한 시점인데, 다음 세대의 맥세이프도 이 정도 크기로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어쩌면 애플, 소니, HP, 델 같은 메이저 업체에서도 이미 양산을 염두하도 배후에서 조용히 준비 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참조
• FINSiX /via TUAW - Your Ultra-Portable MacBook Deserves the Ultra-Portable FINsix Power Adapter
• EnGadget - FINsix laptop adapter is tiny, yet powerful, arriving in time for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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