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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번역] 아난드텍 레티나 맥북프로 리뷰 - 1. 도입부 및 휴대성

리뷰 페이지 순서


도입부 및 휴대성

도입부

작년에 맥북에어를 리뷰하면서 저는 두 단락의 예견을 한 바 있습니다:

'지금부터 상황은 점점 더 흥미로워질 것입니다. 인텔은 메인스트림급 CPU를 35~45W급에서 10~20W급으로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제 맥북에어가 애플의 메인스트림급 노트북이 된 만큼, 애플은 이미 이를 달성한 상태입니다. 10~20W급 CPU가 장착된 노트북은 향후 2년 간 성능이 큰 폭으로 향상될 것입니다. 특히 하스웰 CPU가 당도하는 시점이 오면 말입니다.

썬더볼트 디스플레이는 미래를 예견하는 첫 징후가 되는 제품입니다. 앞으로 IO 컨트롤러와 확장 포트, 어쩌면 그래픽 처리 유닛마져도 노트북을 떠나 디스플레이에 안착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애플은 이런 트렌드의 최선봉에 서 있지만 다른 노트북들 역시 머지않아 맥북에어의 전례를 밟을 것입니다. 속도가 떨어지는 여러 구식 포트들이 제거될 것이며 한 두개의 고대역폭 포트들로 정리될 것입니다.'

당시 고대역폭 포트들에 대한 제 예측은 다소 무리수로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차세대 레티나 맥북프로는 이런 고대역폭 포트들을 두 개도 아닌 네 개씩이나 지원하고 있습니다. (썬더볼트 단자 2개, USB 3.0 포트 2개) 제 예측이 빗나가긴 했지만 요점은 이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기가빗 이더넷과 파이어와이어 800 단자들이 없어졌습니다. (*외장) GPU도 노트북 내에 머무를 수 있는 날이 그리 길지는 않았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오랫동안 알고 있던 노트북의 개념이 변하고 있습니다.

개인용 컴퓨터들은 점점 얇아지고, 가벼워지고, 일체화되고, 보다 가전제품스럽게 변할 것입니다. 단지 애플만 이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전통적인 PC OEM업체들도 이 변화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마져도 몇 년 동안 말만 무성했던 PC 하드웨어 사업 입성을 지금 실행하고 있습니다. PC 유통 모델은 변할 것이고, 기기간의 폼팩터(*크기에 따른 컴퓨터 구분) 경계도 점차 희미해질 것입니다. 이미 성숙한 단계에 이르렀다고 여겨지던 산업이 다시 극명한 변화의 시기를 거치고 있습니다.

애플은 전통적인 개인용 컴퓨터와는 생김새가 상당히 차이나는 기기들로 매출 대부분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지난 2년간 애플이 맥을 마치 짐짝 취급하면서 사업의 초점을 철저하게 일반 소비자 시장에 집중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2주 전 샌프란시스코에서 있었던 발표를 보고, 이런 우려는 속단이였구나 안도할 수 있었습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요.

이번처럼 흥미진진했던 새 맥북프로 런칭을 보는 것은 정말 오래간만이였습니다. 지난해 맥북프로가 쿼드코어 샌디 브릿지를 장착했는데도 일말의 기자 회견도 없었던 걸 떠올려 보면 말입니다. 웹페이지를 슬쩍 업데이트하고 애플스토어에 새 제품이 진열하는 것이 끝이였습니다. 반면에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새 모델이 나올 때면 어김없이 대대적인 발표 행사가 개최됩니다. 애플의 기억 속에 맥북프로는 거의 잊혀진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WWDC에서 애플은 이런 침울한 장막을 걷어내고 레티나 맥북프로를 전면적으로 부각시켰습니다. 2주 전, 애플은 적당한 사양 업그레이드를 한 기존 모델을 계속 유지하는 한편, 강렬한 제품을 새로 소개했습니다.

애플은 이번 새 맥북프로를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제 리뷰에서는 차세대 맥북프로나 레티나 맥북프로, rMBP 또는 이 단어들의 다른 조합으로 불릴 수 있으니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2주 간 사용해 보니 레티나 맥북프로야말로 애플이 만든 최고의 맥임에 확신이 들었습니다.

휴대성

맥북에어 15’를 기대하셨다면, 레티나 맥북프로가 그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존 맥북프로 15’에 비해 휴대성이 훨씬 좋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처음 레티나 맥북프로를 접했을 때 외형이 기존과 많이 달라지지 않아 다소 실망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실망감은 기기를 실제로 들고 돌아다녀보면서 점점 옅어져 갔습니다. 극도로 가벼워지지는 않았지만, 기존 맥북프로는 충분히 구시대의 유물로 만들 정도입니다.

외출할 때 구형 맥북프로를 들고 나가는 건 절대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행사장 같은 곳이라도 가 13인치나 그 보다 작은 랩탑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마치 제 자신이 시대에 뒤쳐진 노인네가 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그에 반해 레티나 맥북프로를 들고 다니는 것은 구형 맥북프로를 들고 다니는 것에 비하면 훨씬 즐거운 일입니다. 사진으로는 제대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사진으로도 디스플레이 파트나 노트북 외관이 얇아보이긴 하지만 실제로 레티나 맥북프로를 사용해 보셔야 애플의 엔지니어링에 경외감을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제 개인적인 용도 하에 맥북프로는 완벽한(*perfect) 모델입니다.

맥북프로의 강력한 성능이 필요하면서도 기기를 이리저리 들고다녀야 하는 생활 패턴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레티나 맥북프로의 얇은 두께와 무게는 업그레이드를 해야하는 충분한 이유가 되어줄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주로 한 자리에서 고정된채로 작업을 하는 스타일이라면 레티나 맥북프로의 디자인과 휴대성은 큰 매력이 없어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레티나 맥북프로의 디자인에 유혹되지 않으시더라도, 다른 부분들이 매혹의 손길을 뻗칠 것입니다.


(위 사진) 왼쪽에서부터: 11인치 맥북에어, 13인치 맥북에어, 15인치 맥북프로, 레티나 맥북프로

(위 사진) 왼쪽에서부터: 11인치 맥북에어, 13인치 맥북에어, 레티나 맥북프로

(위 사진) 왼쪽에서부터: 11인치 맥북에어, 13인치 맥북에어, 15인치 맥북프로, 레티나 맥북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