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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번역] 아난드텍 레티나 맥북프로 리뷰 - 8. 레티나 디스플레이 몰아보기: 성능에 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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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티나 디스플레이 몰아보기: 성능에 관해

OS X상에서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최적화’된 화면 영역이 아닌 그 이상의 화면 영역을 선택하는 것은 화질에 영향을 준다고 리뷰의 앞부분에 이미 언급한 바 있습니다. 1680 x 1050이나 1920 x 1200 옵션을 선택하면 실질적으로 그 네 배에 이르는 픽셀을 처리를 해야할 뿐만 아니라 UI 요소들의 크기도 그에 맞게 적절하게 조절해야하고, 늘어난 전체 데스크톱 크기를 다시 2880 x 1800 해상도에 맞게 출력하기 위해 스케일다운같은 추가적인 연산을 해주게 됩니다. 더 넓은 화면을 추구하시는 분들께 드릴 수 있는 말씀은 화질 열화는 충분히 감수할만한 수준이지만 앞의 연산 과정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성능상의 페널티가 불가피하다는 점입니다.

기본 세팅에서도 인텔 HD 4000이나 NVIDIA 지포스 650M GT가 처리해야 하는 픽셀수는 이 기기들이 처리하리라 (*설계시) 예상되던 작업량을 훨씬 압도하는 수준입니다. 더군다나 1680이나 1920 세팅시에는 처리해야 할 작업량이 더욱 늘어나는데 이는 하이엔드 데스크탑 GPU로도 제대로 처리해 본적이 없는 없는 마치 미지의 영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리뷰를 작성하면서 지난 몇 년 간의 인텔의 행보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었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이미 몇 년 전에 애플 제품에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도입하는 초석을 닦아놨습니다. 한때 애플이 전ATI/AMD 그래픽 부서 CTO들을 적극적으로 고용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밥 드레빈을 먼저 영입했고, 라자 코두리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AMD나 ARM, 그 외 여러 회사의 수석 CPU 설계 엔지니어들도 다수 영입했습니다. - 물론 시간대의 다른 이야기이지만 말입니다.) 당신이 어떤 능력있는 GPU 엔지니어를 영입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당연히 여러분은 그 엔지니어의 실력을 이용해 GPU를 새로 개발하거나, 아니면 기존 GPU 제조사와 협력하여 GPU 시장의 패권을 쥘 수 있는 꿈의 GPU 제작을 추구할 것입니다.

2007년에 인텔은 2010년이 오면 인텔 내장 그래픽의 성능이 발표 당시보다 10배까지 향상될 것이라 공약했습니다.

그리고 2009년 애플은 드레빈과 코두리를 영입합니다.

2010년이 당도하자 인텔은 기존의 그래프에 변동이 있었다고 발표합니다. 2010년의 그래픽 칩셋의 성능이 당초의 10배가 아닌 25배나 되는 향상이 있었다고 말입니다. 이후 얼마나 더 저돌적으로 행보를 이어갈지를 보여주는 그래프는 공개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IDF 2010의 폴 오텔리니의 키노트에서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힌트를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볼드로 표시한 부분이 그 힌트입니다):

’그러나 2007년 이후 뭔가 근본적인 변화가 감지되었습니다. 당연히 우수한 그래픽 성능은 기본적으로 요구되었지만 단순히 거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유저들은 비쥬얼-컴퓨팅의 전 영역에서 보다 우수하고 강력한 경험(experience)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3D 그래픽 성능에만 관심을 쏟는 것이 아니라 디스플레이 상에서 표현되는 모든 것에 대해 신경쓰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게임, 동영상 재생, 동영상 코딩, 미디어 편집, 3D 그래픽, 그리고 디스플레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미디어 퍼포먼스의 향상이 요구됩니다. 인텔은 비쥬얼 컴퓨팅 플랫폼의 선두 주자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PC 시장 뿐만 아니라 모든 관련 분야(의역. continuum. 연속체)에서 말입니다.

오텔리니는 연설은 앞으로 인텔이라는 기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청사진이였습니다. 이 키노트 이후에도 애플의 영향을 받아 인텔의 로드맵에는 많은 수정이 가해졌습니다. 모바일 SoC(*단일칩시스템) 역시 노트북이나 데스크탑의 칩셋과 마찬가지로 보다 급진적으로 GPU 성능이 향상되기 시작했습니다.

매년 IDF에 참석할 때마다 GPU 분야의 인텔의 행보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애플이라는 말을 꾸준히 듣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오늘날까지도 그 연결 고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인텔이 이처럼 GPU에 몰두하게 된 이유는 당장 현재 나와 있는 기기나 프로그램들만을 잘 돌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극단적으로 늘어날 해상도에 대한 대비를 해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애플은 iDevice를 통해 이런 GPU 도입에 누구보다 앞장섰고, 또 이런 기조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인텔이 강력한 GPU를 개발하도록 독촉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인텔의 로드맵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고객을 꼽으라면 그것은 바로 애플일 것입니다. (애플의 인텔 몰기는)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인텔은 샌디 브릿지와 아이비 브릿지라는 훌륭한 제품을 선보였지만, (아이비 브릿지의 뒤를 이를) 하스웰과 브로드웰이야말로 애플이 진정으로 기다려 왔던 CPU일 것 입니다. 애플은 꾸준히 외장 그래픽 칩셋을 맥북프로에 장착해 왔지만 가능만 하다면 언제든지 이를 제거할 채비가 되어 있습니다. 제품을 단순화하는 것은 (*성능뿐만 아니라) 기업 제고 관리(*SKU)에도 큰 보탬이 되곤 합니다. 하스웰이나 브로드웰의 등장은 애플이 프로급의 노트북들을 통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레티나 맥북프로의 하드웨어는 시스템 전반에 걸쳐 사용자에게 부드러운 경험을 제공하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2880 x 1800 해상도에서 대부분의 기능들이 부드럽게 작동하기는 하지만, 창을 확대/축소할 때나, 특정 웹페이지를 스크롤 할 때는 초당 프레임 속도가 30fps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보다 높은 해상도 옵션(*1680 x 1050, 1920x1200)을 사용 할 경우 GPU가 처리해야할 픽셀수가 9백20만개까지 증가하며 기본적인 UI 처리까지 느릿해지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현재로서는 별다른 방도가 없는 상태입니다. 애플은 이미 현재 활용 가능한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를 장착했으며, 다른 OEM 업체들과 비교해 봐도 훨씬 앞선  사양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추후 나올 레티나 맥북프로에는 DRAM을 내장한 보다 빠른 하드웨어(GPU)를 장착할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계는 있습니다: 스크린의 UI 요소들은 대부분 CPU 성능에 좌지우지되는데 이들은 직렬 설계 기반이기 때문에 초고해상도하에서는 성능을 향상 시킬 수 있는 여지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사파리상에서 그려지는 요소들은 GPU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합니다. 아난드텍의 웹사이트를 위아래로 스크롤링 해보면 아이비 브릿지의 코어 하나의 점유율이 100%까지 치솟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GPU 부하는 널널한 수준이지만 CPU 부하는 코어 하나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까지 치솟고 있습니다. 더욱 복잡한 웹사이트를 불러오면 상황은 더욱 나빠집니다. 페이스북의 웹사이트는 많은 이미지와 텍스트들이 압축되어 있습니다. 하나하나의 이미지를 GPU로 보내기 앞서 CPU가 일일히 압축을 풀어주어야 합니다. 이런 이미지들과 CPU가 처리해야 할 다른 요소들이 결합하여 페이지 스크롤을 끊기게 만드는 훌륭한 재료가 됩니다.

이런 화면 끊김 현상을 수치화하기 위해 레티나 맥북프로와 2011 맥북프로에서 각각 사파리를 실행하고 제 페이스북 웹페이지를 띄운 후 프레임 수치를 측정했습니다. 2011 맥북프로에서는 46~60 fps의 프레임속도를 보여주는 반면, 레티나 맥북프로에서는 20fps(일반적으로 18~24fps 범위)근처를 배회했습니다.

(위 사진) 2011 고해상도-글로시 맥북프로 - 51 fps

(위 사진) 레티나 맥북프로 - 21 fps

2880 x 1800 해상도는 더욱 많은 픽셀을 처리해야 하고, CPU와 GPU가 더욱 많은 부하를 받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고해상도 옵션에서는 이런 성능 저하가 더 확연히 나타나게 되는걸 염두해 주십시요. CPU가 처리해야할 작업량이 어느날 갑자기 평상시의 네 배로 늘어난 셈입니다. 추후에 등장할 CPU들은 이렇게 늘어난 부하를 염두하고 출시될 것입니다만 그때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입니다.

좋은 소식은 마운틴 라이언에서는 이런 성능 저하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WWDC에서 애플은 차기 버전의 사파리가 극히 빠른 성능을 보여줄 것이라 발표했는데, 그 원리에 대해서는 자세히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차기 버전의 사파리는 결과적으로 마운틴 라이언의 코어 에니메이션과 GPU 가속을 보다 능숙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CPU에 의존적인 처리가 많이 요구되는 페이스북은 여전히 도전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그래도 어느정도 사용자 경험이 개선될 예정입니다. 같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마운틴 라이언의 사파리로 열어본 결과 20 ~ 30 fps 속도로 스크롤링이 되는 것을 측정할 수 있었습니다.

라이언으로 체감하는 레티나 맥북프로의 성능은 합격과 불합격사이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있지만 그래도 마운틴 라이언부터는 상황이 확실히 개선될 것입니다. 그래도 버터같이 부드러운 성능을 기대하지는 마십시요. 성능이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CPU와 GPU는 죽도록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훨씬 나아지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