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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번역] 아난드텍 레티나 맥북프로 리뷰 - 18.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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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애플은 레티나 맥북프로라는 걸작을 만들어 냈습니다. 지난 모델의 문제점으로 지적받던 발열과 소음을 훌륭히 억제했으며 지금까지 애플이 선보였던 그 어떤 15인치 노트북보다 뛰어난 휴대성을 자랑합니다. 저처럼 15인치 맥북프로를 등에 짊어 지고 다니셨던 분들이라면 휴대성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업그레이드 이유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애플이 레티나 맥북프로의 세일즈 포인트로 단순히 휴대성 하나에만 의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기의 내부에도 지금까지 애플이 장착했던 그 어떤 부품들보다도 우수한 부품들의 조합이 들어가 있습니다. 아이비 브릿지와 케플러 도입은 차치하고서라도 업그레이드가 사실상 불가능한 시스템에 8기가 메모리를 기본 사양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은 두 팔 벌려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애플 역사상 처음으로 NAND 플래시 기반 저장장치를 맥에 도입했는데, 애플이 선택한 레티나 맥북프로용 SSD 컨트롤러도 전혀 불만 사항이 없습니다. 삼성의 PM830 컨트롤러(혹은 시중에서 S830으로 판매되는 SSD)는 지난해 제가 맥 유저들에게 항상 권했던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러분들이 배송 받으실 레티나 맥북프로에는 삼성 컨트롤러가 아닌 다른 컨트롤러가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것인지 확담드릴 수는 없지만 최소한 이전보다 더 진보된 컨트롤러임에는 틀림없을 것 입니다.

장치 연결성면에서도 레티나 맥북프로는 거의 완벽에 가깝습니다. 한 쌍의 썬더볼트 포트로 인해 이전보다 훨씬 융퉁성이 좋아졌으며, 지금까지의 어떤 맥보다도 빠른 속도로 외장 기기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썬더볼트에 미숙한 면이 발견되고 있고 인텔의 조치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USB 3.0 도입도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애플과 인텔의 지원이 다소 늦어지긴 했지만 최소한 도입이 되었다는 것 자체가 반가운 소식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단순히 포장지에 불과합니다. 왜냐면 포장 속에 있는 진짜 선물은 바로 맥북프로에 처음으로 도입된 레티나 디스플레이이기 때문입니다. 아이패드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보다 훨씬 인상적이며, 심지어 집에 있을 때도 외장 모니터를 사용하지 않고 그냥 레티나 맥북프로만 들고 다니면서 쓰고 싶을 정도입니다. 물론 여기엔 더욱 좋아진 휴대성도 한 몫 거들고 있습니다.

애플의 공로는 단순히 이런 패널을 제 시간에, 대량으로 공급받기 위해 LG를 보챈 것에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OS X 에 레티나 경험을 실현하기위해 끔찍할 정도로 소프트웨어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OS와 여러 주요 어플리케이션들이 레티나 맥북프로의 디스플레이를 제대로 지원하기 위해 업데이트 되었고, 앞으로도 더 좋아질 일들만 남았습니다. 마운틴 라이언에서는 레티나 체감 성능이 더욱 좋아질 것이며 레티나 인식을 증가시킬 몇몇 주요 어플들의 업데이트가 한 해 안에 이뤄지리라 예상됩니다.

또 레티나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애플은 겉으로 들어나지 않는 작업도 진행했습니다. GPU 제조사들을 압박하는 동시에 아예 스스로 스케일링 및 필터링 루틴을 개발해 사용자에게 훌륭한 경험을 선사 한 것도 괄목할 만한 일입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지금까지 애플 제품을 리뷰하면서 전에는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것을 하려고 합니다. 아난드텍 리뷰어들은 [Editor’s Choice]상을 남발하지 않는데,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인색한 편입니다. 함부로 상을 남발하는 것은 그 상의 가치를 갉아먹는 것이라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애플이 레티나 맥북프로에 쏟아부은 모든 노력은 상을 받을 마땅한 자격이 있는 것 같습니다.

레티나 맥북프로에 Editor’s Choice 동상을 수여합니다. 맥 모델 중에서는 전례가 없었던 일입니다. 레티나 지원 소프트웨어가 더 풍부했었더라면 은상 획득도 가능했으리라 생각합니다.(iWork, 마운틴 라이언, 오피스, 포토샵 등이 레티나 맥북프로와 동시에 런칭되었다면 훨씬 높은 만족감을 주었겠지요.) 그리고 만약 애플이 레티나 맥북프로의 사용자단 업그레이드성을 조금만 더 열어두었더라면, 금상까지도 고려해 봤을 것 같습니다. 이런 것들이 최종 결정에 고려가 되었습니다.

현재 모바일용으로 판매되는 기성 메모리나 저장장치가 기기의 폼 팩터를 줄이는데 방해요소가 되는 것은 저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레티나 맥북프로의 디자인에 방해 요소가 되지 않을 정도의 수준에서, 산업 표준이 될 수 있는 부품들을 고안하는 노력을 좀 더 보여주었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질문을 해봅니다. 이미 애플이 부품 제조사들에게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볼 때 분명히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을거라 생각합니다. 이런 노력 역시 보다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현실로 만들었던 노력과 하등 다를 것이 없는데 말입니다.

곁들이는 글

애플이 업계에 가할 충격은 이미 전부터 감지되고 있었습니다. 애플의 전라인에 걸친 레티나 디스플레이 도입은 ASUS의 압박을 유도해 새로운 Zenbook Primes 노트북에 1080p IPS 패널을 장착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런 케이스들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애플은 산업 디자인의 기준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이런 영향이 제품의 패키징에서부터 트랙패드의 디자인까지 전방위에 걸쳐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PC OEM 업체들이 그 어느 때 보다 사용자 경험을 중요시 하고 있는 것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움직임이 단순히 애플 때문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가장 두드러진 요인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부품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고, 혹은 융퉁성을 발휘하는 기지가 없다고 부품 제조사를 비난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아니 사실 이미 지나간지 오래입니다. 오늘날 레티나 맥북프로의 가격은 상당히 높은 가격부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것은 알아두십시오. 레티나 맥북프로가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높은 가격에 머물러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애플이 이 모델을 차세대(*next generation) 맥북프로라고 소개한 이유는 앞으로 나타날 제품들의 진정한 맛보기(preview)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당장 내년에 나올 맥북프로의 가격이 현재의 모델보다 저렴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다음 모델은 반드시 더 저렴해질 것입니다. 애플은 이전부터 고성능 디스플레이에 대한 일종의 건강한 집착같은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든 라인업에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도입하려 할 것이며, 패널 제조사들에게 이런 의지를 강하게 행사할 것입니다. 앞으로 12 - 24개월 후면 애플은 4k 해상도의 외장 모니터를 선보일 것을 확신합니다. 여러분들이 애플이 좋든 싫든, 아니면 아예 관심이 없든, 산업 전반에 걸쳐 유형의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PC OEM 업체들도 이제 디스플레이의 화질이나 키보드의 촉감 같은것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컴퓨터 업계에 무어스 법칙(Moore’s Law)보다 더 강력한 동기 요인이 생겼습니다: 바로 (사용자) ’경험’입니다. 그리고 PC OEM 업체들이 마침내 이것을 신경쓰기 시작했습니다.

애플의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애플이 상하 수직적으로 통합된 기업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애플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에이서, 델, HP, 인텔, NVIDIA등이 서로의 힘을 합하면 다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애플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에는 경쟁사들이 다른 기업들과 손잡아 더욱 나은 컴퓨터를 만들기는 커녕 이기적으로 그들 자신만을 챙겼던 이유도 큽니다. 이달 초 컴퓨텍스에 참관해 인텔과 그외 업체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이제 그들도 이런 알람 소리를 듣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인텔은 어느때보다 훨씬 의욕적으로 OEM 파트너들과 협조할 태세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런 생태계에 찬물을 껴붓는 것이 또다시 다른 기업들의 골치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몇년간 마이크로소프트의 무심한 소프트웨어 지원 때문에 PC OEM사들이 곤란을 겪었었는데 말입니다.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OEM사들에게 더 나은 디스플레이를 도입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주지시켰지만 돌아오던 대답은 비용 문제와 소비자들의 요구가 그리 높지 않다는 변명뿐이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런 모든 것들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